단체급식
도자기 식판 : 충북도청
건강,웃음,행복
2010. 12. 20. 14:03
“단체급식도 이제 대우받고 싶다” | ||||||||||||
충북도청 식당 ‘친환경 도자기 식판’ 큰 관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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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맛은 미각으로 즐기는 것이 맞지만 그에 앞서 ‘눈맛’도 중요하다. 가정이나 식당이나 음식을 담아내는 식기를 귀중하게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값이 비싸지 않은 음식도 고급한 그릇에 담으면 격이 달라질 수 있다.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고급한 식기 하나로 인해 ‘내가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고마워할 것이다.
급식 이용자 건강 우선시한 친환경 식기 “그전에는 내 돈 내고 먹으면서도 얻어먹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대우받고 있다는 느낌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충북도청 이미영 영양실장은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건네던 말을 되새길 때마다 ‘도자기 식판으로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매일매일이 즐겁다고 말한다. 국내 최초로 구내식당에 잔잔한 꽃그림이 그려진 도자기 식판과 밥ㆍ국그릇 등 친환경 식기류를 사용한 지 2개월. 직원들의 반응은 칭찬 일색이라는 이 실장. 그는 먼저 자신의 구상을 현실로 만들어준 “도청 실무담당자님과 간부님들, 도지사님의 공감과 흔쾌한 승낙이 너무 고마웠어요”라며 얘기를 시작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정성들여 만든 음식들인데 직원들이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 그릇에 담아 먹는 사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인원이 식사를 마쳐야 하는 단체급식 특성이기도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보면 그게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실장은 수소문 끝에 젠(Zen) 한국도자기를 만나게 됐다. 이 회사는 한국도자기 관계사로 수출만 하던 전문 도자기식기업체. 이 실장은 5개월 동안 도자기 식기의 재질과 색상, 무늬, 모양, 기능성, 가격 등을 협의했다. 마침내 지난 10월 25일부터 식당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식판의 외곽선은 경직된 듯한 인상을 주는 단체급식소의 이미지를 벗도록 부드러운 곡선을 사용했습니다. 문양은 보라색 펄이 들어있는 배꽃으로 했고요. 친근하고 고급한 느낌을 줌으로써 ‘소중한 가족, 대우받는 고객’으로 연상되길 희망한 것이고 의도한 대로 효과를 거뒀어요.” 완전한 위생ㆍ음식물쓰레기 감소 등 일석삼조 효과
“식판을 잔식통 모서리에 툭툭 치며 음식물쓰레기를 쏟아버리는 직원들이 잔반 처리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도자기 그릇이니 예전처럼 함부로 다루는 일이 없어진 것이죠. 식판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도 훨씬 차분해졌어요. 때론 물건들이 사람의 행태를 새롭게 바꾼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 이 실장은 도자기 식기류가 직원들에게 주는 ‘대우받는 느낌’은 음식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며 먹도록 하는 효과도 가져와 식생활 교육까지 저절로 되고 있다고 귀띔한다. 실제로 도청 구내식당의 잔식이 도자기 식기류를 사용하기 전보다 80% 정도 줄었다는 것, 위생과 안전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되고 있다는 이 실장. “친환경 바이오 도자기이니만큼 친환경 1종 세제로 닦고 있습니다. 써보신 분들은 잘 아시지만, 어떤 음식찌끼라도 잘 닦이고 잔류 물질이 생길 일이 없습니다. 가끔 사회문제로 지적되는 세제물질 잔류 문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셈이죠. 직원들의 건강지키기는 항상 최우선 과제이니까요.” “뜻을 함께하며 수고하는 조리원들도 감사” 이 실장은 누구보다도 조리원들에게 고마워한다. 도자기 식판 무게는 500g. 음식을 담아 올려 놓으면 1Kg 정도 된다. “기존 식판보다 조금 무거워 옮기고 세척하고 정리하는데 고생하는 조리원들에게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그들이 있기에 도자기 식판 사용이 가능하고 직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조리원들이 무척 힘들어했지만 식판 무게를 온몸으로 분산시켜 힘이 덜 들도록 하는 운반법 등의 교육을 받고 적응됐다는 그는 식판과 식기를 닦기 쉬워 마무리 세척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고, 조심스럽게 다루다 보니 오히려 덜 힘든 측면도 있다고 덧붙인다. 단체급식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분명 고객이지만,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식수=얼마’라는 단순히 계산법으로만 접근하던 단체급식 현장에 도자기 식기의 등장은 가히 혁신이라 불러도 좋을 ‘고객 서비스’인 셈이다. 충북도청의 도자기 식기류 사용에 대한 결단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언제나 한발 앞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가르치고 있다. 종업원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경영자, 고객만족을 넘어 고객감동을 부르짖는 급식업체들, 식기류 업체들에게 충북도청의 사례는 변화를 시사한다. 이미영 실장은 도자기 식판이 더 많이 쓰여 단체급식소에 참신한 친환경 물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